선협소설의 미인계
백우는 마치 혼잣말을 하듯 말했다.
"대체로 심문이란, 엄한 형벌로 고문하거나, 위협하고 회유하거나, 거기에 미인계를 더하는 것뿐이지."
"우리가 바로 그 있는 것 없는 것을 건너뛰고, 바로 미인계를 쓰도록 하지."
형고는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방금은 강한 척했지만, 실제로는 의지력이 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다.
정말로 환옥지동을 몇 번 더 당했다면, 그가 견뎌낼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이제 미인계로 바뀌었으니, 오히려 그에게 숨 돌릴 틈을 주어, 다시 의지력을 모을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일부러 호탕하게, 하하 웃었다.
"오너라! 까짓 미인계, 이 할아비가 눈썹 하나라도 까딱하면, 내 여동생이 기르는 개새끼다."
"이 할아비는 미인을 가장 좋아하니, 무슨 미인이든, 열댓 명쯤 와도 이 할아비는 끄떡없다."
그는 말할수록양양해졌다. 소위 미인계라는 것이, 순전히 그에게 주는 상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백우는 손을 저으며, 웃으며 말했다.
"자네가 뭔가 오해한 모양인데, 내가 말하는 미인계는, 자네를 미인으로 만드는 걸세."
"전에 그 황서랑 주령은 너희들이 풀어놓은 것이지? 지금 그게 어떻게 됐는지 아나? 여자의 몸으로 변해서, 우리 분성주 중 한 명인 육북진에게 복종하게 되었지."
"마침, 이 성주에게는 화피이형이라는 신통이 하나 있는데, 남자를 여자로 바꿀 수 있네. 노육이 자네에게 아주 흥미를 가질 거라고 믿네."
형고는 두 눈을 부릅뜨고, 입술을 우물쭈물했다.
이, 이 시나리오는 왜 이렇지?
미인계가, 어째서 미남계로 변했는가?
백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전음 영부를 꺼내, 육북진과 연결했다.
육북진 쪽에서는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고, 어렴풋이 울음소리와 애원하는 소리도 들렸다.
"할 말 있으면 빨리 해... 나 지금 달리는 중이거든."
백우는 경멸스럽게 입술을 삐죽거렸다.
"노육, 마누라 필요 없나?"
"죄수 하나를 잡았는데, 내가 그를 남장여자로 만들어서, 자네에게 싸게 넘겨주지."
육북진은 그 말을 듣고, 버럭 소리쳤다.
"자네가 날 어떤 사람으로 보는 건가? 나 육북진은 남장여자 따위는 전혀 좋아하지 않네."
"도덕은 어디에 있는가? 최저선은 어디에 있는가? 구체적인 위치는 또 어디인가? 당장 그리로 가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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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만 좋으면 되지
스스로의 거부감을 극복한 육북진이라는 캐릭터가 나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