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는 저희에게도 살가운 인사를 건네주시던 분인데, 요즘에는 말 자체를 하지 않으십니다."
"뭐 무리도 아니지. 마왕의 핵을 봉인하셨으니."
"설마 지금 성녀님의 몸 안에는 그 역겨운 조각이...!"
"말조심하게, 성국에서 성녀의 몸에 그런 짓을 하는 결정을 내릴 리가 있나. 추기경들은 지극히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결정을 했다네."
"그 결정이 무엇입니까?"
"성녀의 연인에게 마왕의 핵을 심은 후, 무저갱에 떨어트렸다네. 한낱 파수꾼 주제에 성녀님을 유혹헀으니 벌도 내리고, 하는 김에 까다로운 핵도 처리했지."
막내 성기사는 놀라서 말을 잇지 못했다.
"하, 하지만 그런 봉인이 그렇게 간단히 진행될 리가...."
"당연히 제물이야 바쳤지. 그것도 어마어마한 신성력을 머금은 존재로."
"그런 존재라고 한다면..."
"성녀님과 그 역겨운 파수꾼 사이에서 생긴 태아 말일세. 분명 그 역겨운 자가 성녀님께 약이든 뭐든 써서 겁탈을 하여 나온 결과일 테지. 치부도 지우고, 세상을 위해 봉인에도 쓰였으니 일석이조. 그 아이도 분명 만족했을 테지."
"......"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 막내 성기사는 성국에서 탈주해 고향으로 내려갔다.
역대 최강의 성녀가 최악의 마왕이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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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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