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중국인이 김용 작가의 무협소설 천룡팔부 속 인물인 '모용복'의 몸에 빙의함.
모용복은 과거 연나라 황실 후손으로 그의 집안은 연나라 재건을 목표로 활동해왔음.
이 시점에서 이미 북교봉, 남모용으로 무림에서 두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영웅호걸로 명성이 자자함.
주인공은 모용복의 몸에 빙의했고, '심람점'이라는 시스템 포인트를 얻어 무공을 강화하고 익힐 수 있음.
이 심람점은 주인공이 일정 규모의 세력의 우두머리가 되면 하루에 3점, 5점 또는 10점의 심람점(시스템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는 설정임.
천룡팔부 원작을 읽어본 독자는 이 시점에서 이미 두근두근할 거임.
모용복은 천룡팔부 속 최강문파인 소요파와 접촉할 수 있는 연줄이 있는 인물이고, 마음만 먹으면 왕어언과 당장이라도 결혼할 수 있는 인물로 묘사되었기 때문.
왕어언은 천룡팔부 속 최고의 미인이기도하지만, 한번 본 건 모두 기억하고, 천하의 모든 무공비급을 연구해서 상대의 무공을 보면 파훼할 초식을 즉시 조언할 수 있을만큼 천재임.
사조영웅전에 나오는 도화도의 공주 '황용'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보면 될 정도임.
이 패러디 소설은 초반 100편 정도는 천룡팔부뿐만 아니라 김용의 소설 14작품을 모두 읽은 독자로서의 이점과 무공강화시스템 그리고 모용복의 혈통과 집안이라는 세 가지 이점을 활용해서 전설적인 무공들을 모으고 익히고 강화해 무림에서의 명성을 높이는 스토리로 나감.
기본적으로 하렘이라 왕어언뿐만 아니라 왕어언의 배 다른 여동생들도 다 따먹고 다섯 자매와 결혼까지 함.
여기까지는 매우 흡족했음.
이미 참합장이라는 세력을 갖춘 모용가문의 주인에게 세력의 규모에 따라 시스템 포인트를 주는 시스템이 조금 사기적이라는 게 걸리긴했지만, 나름 재미있게 풀어나감.
문제는 150장 부근에서 이미 무림지존을 찍어버리면서 시작됨.
김용 작가의 작품을 패러디한 여러 패러디작품들을 보면
100편 정도 안에 빠르게 무림지존 급의 무공을 찍고, 그 뒤론 조정에 출사해서 대체역사물이 되는 경향이 보임.
안타깝게도 이 작품 또한 같은 길을 걷고 있음.
문제는 반란을 일으켜 북송을 멸하고 서하와 대리, 요나라와 여진을 통일해서 대통일왕조를 세운다는 점이 아님...
작가는 노골적으로
[[중화는 천하 모든 나라의 모범이며, 세계 문명의 중심이다!]]
라고 외치고 있음.
그 외의 나라는 모두 오랑캐이며 모두 정벌하여 문화와 글자를 말살하고 한족 문화와 글자를 가르쳐 한족화해야한다고 주장함.
솔직히 100화까지는 무협 느낌이 조금 났음.
불쌍한 사람을 돕고 악인을 징벌하기도 했음.
하지만 그 이후 반란을 일으킬 때 자신을 도운 대리, 서하에 대해 감사를 표현하지않고 오히려 힘으로 정벌해버림...
서하 황제는 주인공의 장인이고, 대리 황제는 주인공의 다섯 아내의 큰아버지임.
서하와 대리가 주인공에게 죄를 지었기때문이 아니라 그냥 천하통일하고 싶어서 은혜를 원수로 갚음.
처음 중국 번역소설을 읽으면서 작가가 '중화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문화와 민족이고 나머지는 오랑캐다.'라는 주장을 펼쳤을 땐 그저 역겹기만 했음.
하지만 한두작품이 아니라 거의 모든 작품이 역사와 세계사, 정치에 대해 논할 때 똑같은 논조로
'중화는 위대하며 세계를 지배해야 마땅하다. 다른 민족의 문화는 저열하다.'
라는 주장을 펼치는 걸 보니 다른 생각이 듦.
중국이 5년 10년 단위로 경제계획, 방위계획, 확장정책, 침략계획을 세운다는 건 이제 모두 알 거임.
이게 단순히 일부 상류층의 정치사상이나 비밀스러운 계획이 아닌 것 같음.
이미 중국은 이 계획이 주석부터 웹소설 작가와 독자 같은 서민들에게까지 사상전파를 완료한 것 같음.
그래서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런 타국에 대한 민족말살정책은 일본제국주의 시대 때 조선에서 펼쳐진 이후 사라진 줄 알았음.
하지만 번역된 중국소설들을 읽을수록 그 안에 담긴 중국인들의 침략적 사고방식, 이웃국가에 대한 적대심을 적나라하게 느낄 수 있었음.
그래서 재미를 위해 읽기 시작했는데, 읽을수록 무서워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