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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제네시스 던전이 생기고 3년 - 1권 제01장 그리하여 우리들은 일을 그만두었다(3)

3 에이이치 0 32

SECTION: 이치가야 JDA 본부

 

"어쩌지…… 이걸 뭐라고 보고해야 하지?"

 나루세 미하루는 난처해하고 있었다.

 여기, JDA(일본 던전 협회) 던전 관리과 감시 섹션에서는 일본 던전의 생성이나 공략 상황 등을 다루고 있다.

 새로운 던전은 그리 빈번하지는 않지만, 에어리어 별로 해마다 하나 정도는 생겨난다고 알려져 있었다.

 물론 일본처럼 전국 규모로 고정밀 지진계가 설치된 나라는 거의 없기 때문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던전은 많을 거라고 추측되고 있었다.

 아까도 그럴 법한 반응이 있었지만──

"일어난 그대로 보고하면 되는 거야"

", 후라이 !"

 고개를 들자, 이마가 일찍부터 후퇴하기 시작한 신경질적인 남자가 있었다.

 후라이 카케루, 스물아홉 . 던전 관리과 계장으로 미하루의 상사다.

"망설일 만한 일이면 더더욱 그렇지. 제멋대로 추측이 섞이면 혼란만 커질 거야?"

"네에"

 확실히 말은 맞는 말이지만, 결과는──

 그대로 보고하면 제정신을 의심받을 같은 내용에 미하루는 망설이고 있었다.

"뭐야, 뭣하러 망설여? 대체 뭐가 어떻게 됐다는 거야?"

"아니, 그럼 측정한 대로 보고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그렇게 하라고 했잖아"

 아, 모르겠다. 뒷일은 상사에게 떠넘기자.

 그렇게 결심한 미하루는 막힘없이 술술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방금 14 32분에 도쿄 국립경기장 부근에서 던전 발생으로 추정되는 진동을 포착했습니다"

"요요기 바로 근처라고?!"

 요요기 던전은 3 , NHK 방송 센터와 요요기경기장 2체육관 사이에 생긴 던전이다.

"직선 거리로 1km 정도일까요?"

"그렇게 가까워? 규모는?"

", …… 고심도입니다"

"뭐라고?"

"측정이 정확하다면 심도는 1400m 이상입니다"

"1400m?!"

 요요기 던전의 심도는 280m다. 대략 다섯 .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심도임은 분명할 것이다.

"잠깐, 그렇다면 오에도 선이 큰일 나는 아니야…… 당장, 관계 각처에 연락을!"

 도심부에 발생하는 던전은 지하 인프라를 파괴한다.

 3 , 요요기 던전이 생겼을 치요다선의 요요기공원~하라주쿠 구간이 절단되어 사고가 뻔했다.

 지금은 평일 오후 이른 시간이다. 그런 시간에 지하철 선로가 갑자기 사라진다면 그것은 대참사가 것이다. 하지만──

"! 아니요, 아오야마문 근처라서 아마 괜찮을 겁니다"

 던전이 실제로 점유하고 있는 공간은 직경 미터에서 기껏해야 십수 미터의 원기둥 모양이라는 것은 연구 결과 밝혀져 있었다.

 던전진은 그 바늘이 박혔을 때의 충격이고, 소멸진은 바늘이 뽑혔을 때의 충격이라는 것도 알려져 있다.

 아오야마문에서라면 오에도선의 노선까지 200m 정도다.

 측정이 정확하다면, 어디에도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보고는 필요해. 입구 봉쇄도 해야 하고, 건설 중인 경기장에 미치는 영향은 피할 수 없겠군. 올림픽 위원회에도──"

"잠깐만요"

"왜?"

 이 빌어먹게 바쁜 상황에, 라는 짜증을 숨기지도 않고 되물었다.

"그게, 그…… 이미, 없어졌어요"

"뭐가?"

"그러니까 던전이."

 상사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었다.

 아까 데이터를 봤을 때 자신의 얼굴도 이랬을 거라 생각하며, 미하루는 다음에 닥칠 폭풍에 대비하고 있었다.

"도심에 나타난 고심도 던전이……" 상사는 슬쩍 자신의 손목시계를 보았다.

"한 시간 만에 소멸? 뭐, 무슨 농담이야?"

 농담이면 용서 안 한다는 의지가 담긴 엷은 미소를 띠며 그렇게 말하는 상사를 보며, 역시 이렇게 됐구나, 미하루는 맥이 빠졌다.

"그래서 보고를 망설였던 겁니다. 어쨌든, 14시 32분에 도쿄 국립경기장 아오야마문 부근에 발생한 고심도 던전은, 15시 20분 현재 이미 소멸했습니다. 덴버와 매우 유사한 소멸진도 기록되었습니다. 발생 불과 몇 분 후지만요."

 덴버에서도 마지막 몬스터로 추정되는 개체를 쓰러뜨린 후, 전원이 지상으로 귀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소멸진이 기록되었다.

 이후 그곳에는 무너진 구멍의 흔적 같은 것만 남아 있었다고 보고되었다. 또한, 답파된 저심도 던전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보고되고 있다.

"누군가가 고심도 던전을 나타난 지 몇 분 만에 공략했다는 말인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시민의 평화도 올림픽 일정도 지켜졌습니다.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어이없어하는 상사를 향해 미하루는 그럴듯한 대사를 지어내고, 더 이상 말할 게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보고를 들은 상사는 미하루를 향해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그럼, 과장님께 뭐라고 보고하면 좋을까?"

 

 

 

 

SECTION: 요요기하치만

 

 오브를 움켜쥐어 가방에 넣자마자 나는 곧장 자리를 떠났다.

 어쨌든 트레일러가 비스듬히 기울어져 반쯤 흙에 파묻혀 있었다. 구멍은 어느새 사라졌지만, 균열은 트레일러를 삼킨 채로 남아 있었다.

 이미 온몸이 흠뻑 젖어 있었고, 스킬 오브를 여기저기 들고 다니는 것도 싫었기에, 나는 곧바로 회사에 조퇴를 알렸다.

 전화 너머로 에노키 과장이 나를 욕하고 있었지만, 네, 네, 하고 기계적으로 맞장구를 치며 전화를 끊었다.

 그렇게 한 시간 후.

 나는 집 샤워실에서 나와, 일 년 내내 침대 옆에 놓여 있는 코타츠 앞에 앉았다.

"자, 자, 이거, 대략 얼마쯤 될까?"

 오브를 만지면 그 명칭을 알 수 있다.

 그 아래에 있는 수수께끼의 숫자──오브 카운트라고 불리는──는 발견된 후 경과 시간을 나타내는 듯했고, 수치가 1436이 되면 소멸한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다.

"메이ー킹/0074네. 5월의 왕이라니, 뭔가 대단해 보이네. 농업 관련일까?"

 나는 노트북을 켜고 JDA의 오브 구매 리스트에 접속해 메이ー킹을 입력해 보았다. 하지만 결과는 "없음"이었다.

 오브 구매 리스트는 다양한 회사나 조직, 개인이 특정 오브를 얼마에 사겠다는 희망을 기록한 목록으로, 오브 발견자는 구매 리스트 번호를 JDA에 연락함으로써 JDA를 통해 희망자와 거래를 할 수 있었다.

 어쨌든 발견 후 하루밖에 유예 기간이 없었다.

 일반 가게처럼 진열된 상품을 골라 구매하는 건 불가능했고, 경매를 열 시간도 없었다. 결국 구매 희망자와의 직접 대화를 통한 매매가 일반적이었다.

"어쩔 수 없지. 그럼, 어떤 기능인지만이라도 확인해보고——"

 나는 JDA의 스킬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해 메이ー킹을 검색했다.

 하지만 검색 결과 역시 "없음"이었다.

"어이, 이거 미지의 스킬이란 말이야? 이거"

 JDA 데이터베이스는 당연히 WDA에 연결되어 있다. 즉 이건 전 세계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적 없는 스킬이라는 뜻이다.

 기능이 명확히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스킬은 판매 채널이 거의 없다. 무엇보다 가격을 매길 수 없기 때문이다. 조사할 시간이나 협상할 시간도 당연히 없다.

"참 난감하네…… 꿈의 오브로 일확천금을 노렸는데. 회사도 그만둘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나는 맥이 빠져서 내일 출근 후 닥칠 골치 아픈 일들을 상상했다.

 지나치게 우울한 상상에, 무심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물을 끓이려고 일어서 부엌으로 갔다.

 가스레인지에 주전자를 올리며 기분 전환을 하려고 찬장에서 좀 좋은 차를 꺼냈다.

"호시노무라의 옥로는 최고라고 하더라"

 호시노무라는 후쿠오카와 오이타 현 경계 근처에 있는 마을로, 일본을 대표하는 옥로 산지다. 일반적으로는 야메차(八女茶) 브랜드의 옥로로 판매되고 있다.

 살짝 끓인 후, 가스레인지에서 내려놓고 물 온도가 내려가기를 기다리는 동안, 다시 한번 책상 위의 오브를 바라보았다.

"역시 내가 직접 써야겠지"

 꼼꼼히 온도 조절하며 우려낸 야메의 옥로를 컵에 따라, 코타츠에 다시 앉자마자 먼저 한 모금 마셨다.

"음? 왠지 평소보다 감칠맛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데…… 뭔가 한 게 있었나?"

 뭐, 맛있으면 됐지, 하고 특별히 깊이 생각하지 않은 채 나는 오브를 손에 들었다.

"역시 여기선 이걸 해야겠지"

 나는 눈을 감고, 이웃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소리치며 그 오브를 사용했다.

"나는 인간을 그만두겠다(주1)!"

 그건 묘한 감각이었다.

 뭔가가 몸에 스며드는 듯한, 몸이 한 번 낱낱이 분해되었다가 재구성되는 듯한──

 으스스하긴 했지만 기분 나쁘진 않았다.

"음……"

 눈을 뜬 나는 오른손을 쥐었다 폈다 하며 그 감촉을 확인했다.

 특별히 뭔가 달라졌다는 느낌은 없었다.

 세상이 극적으로 달라 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나는, 조금 허탈해졌다.

"뭐, 섹스랑 똑같아서, 경험해 버리면 별거 아닐지도 모르겠네.……하지만, 스킬은 대체 어떻게 쓰는 거지?"

 곤란할 땐 인터넷이다.

 나는 스킬을 사용한 녀석들의 체험담을 검색했다. 물론 그것이 거짓인지 진실인지는 판단할 방법이 없었지만.

"뭐랄까. 어느 걸 읽어도 요약하면 '어렴풋이 알 수 있다’네. 어렴풋이. 어렴풋이 말이지……"

 눈을 감아 보기도 하고, 팔짱을 끼어 보기도 하고, 남은 차를 마셔 보기도 했지만 결과는──

"……전혀 모르겠다"

 였다.

 설마, 획득에 실패한 걸까? 그렇게 생각한 나는 D카드를 떠올렸다.

 확실히, D카드에는 습득한 스킬이 기재되어 있을 거야.

"아, 카드 어디에 뒀지? 분명, 입고 있던 바지 주머니에……"

 탈의실 바구니에서 벗어 던진 슬랙스를 꺼내 주머니를 뒤져, 칙칙한 은색 카드를 꺼냈다.

"오, 있네, 있어. 자, 스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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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제대로 추가됐……"

 나는 너무 놀라 카드를 두 번 다시 확인했다.

"뭐?"

 눈에 이상이 생긴 걸까. 나는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눈두덩을 세게 주물러 댔다가, 다시 한번 카드를 살펴보았다. 하지만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래, 랭크, 일?"

 거기에는 Rank 1이라는 글자가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잠깐 잠깐 잠깐 잠깐, 9천 9백만 정도였잖아, 분명?!"

 하지만 몇 번을 다시 봐도 1위는 1위였다.

 가정대로 몬스터를 쓰러뜨려 얻은 경험치에 따른 순위라면……

"철근을 떨어뜨린 후, 잠시 지나서 들려왔던, 그 섬뜩한 목소리인가?"

 그 외에 짚이는 데는 없었다.

 돌아오는 차로, 나도 모르는 새 무언가를 치거나 하지 않은 한.

 잠시 멍하니 있다가, 나는 문득 깨닫고 고개를 들었다.

"1위는 강하겠지?"

 던전이 이 세상에 등장한 지 벌써 3년. 군인들 같은 경우, 처음부터 거기에 투입되었을 거다. 지금은 일반 모험가들도 있지만, 아마 상위권 녀석들은 대부분 군대나 경찰 관계일 거야.

 3년의 경험을 단숨에 뛰어넘다니? 하지만 실감은 전혀 없었다.

"강해진 느낌이 전혀 안 드네. 특별히 문 손잡이를 비틀어 부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힘껏 현관 손잡이를 꽉 쥐어 보았지만,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럼 마법인가? ──아, 그건 스킬이니까 상관없지……"

 그날 나는, 끝없이 PC를 향해 쓸데없는 검색을 반복했다.





(注1) 나는 인간을 그만두겠다

"죠죠의 기묘한 모험"에 나오는 디오 브란도의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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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킹 스킬 명칭에 대해서는 뒷 내용에 자세한 설명이 나오는데 어떻게 번역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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