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개인 사정 때문에 대학 휴학하고 잠시 백수 생활을 하던 시기.
시간은 썩어 넘치고, 자취방 계약 기간은 2주 남아 있으면서 할 일은 1도 없던 시점에서, 노트북이나 낀 채 뒹굴거리고 있던 난,
우연히 한 사이트를 발견하게 된다.
지금은 개같이 망해버린 이토랜드.
그때만 해도 그곳에는 작품 상황만 들어도 품번을 술술 불러주는 고수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난 한때 프루나가 망하면서 싸그리 사라져 버린 추억의 고전들을 찾을 수 있지 않을가 하는 기대를 품은 채 그곳에 들어갔다.
프루나 시절엔 품번 이란 개념도 몰랐고, 배우 얼굴도 잘 기억 안났으며 남는 것은 프루나 시절 제목과 줄거리 뿐.
대충 약접잡힌 가여운 스타킹 여교사 어쩌구 하는 제목이었으며,
여교사가 목줄 찬 채로 교실 바닥 기어서 앞으로 나가는 걸로 시작하고
어쩌다 이꼴 났는지 보여준 다음 교실 앞에서 와이셔츠 뜯겨지고 학생들한테 차례대로 먹히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안다.
그렇게 반신 반의한 심정으로 난 답을 기다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답이 왔다
IESP-130
(天衣みつ / Mitsu Amai)
프루나 제목과는 억만광년 떨어져 있는 20연발 어쩌구 시리즈 중 하나였다.
여담으로 저 배우 얼굴 avdbs 에서 여러번 봤는데 이거 찾을때까지 동일 인물인 줄도 몰랐다.
아무튼 그렇게 거의 수년간 찾았던 작품을 다시 보게 되면서 ㄹㅇ 고수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고.
난 좀 더 욕심을 부려서 내가 태어나서 본 작품이자, 근 7년간 찾아다녔던 작품을 문의했다.
프루나 시절 여교사 면도칼 협박 어쩌구 하던 제목의 영상.
줄거리는 제목하고는 달리 커터 칼로 협박 당해서 하는 내용이었는데, 위에 것하고는 달리 이건 머릿속에 남아 있는 영장 부터 진짜 고전이었다.
참고로 프루나 때는 자막도 달려 있었는데, 그건 애초에 바라지도 않았고 영상만 찾아도 감지덕지 라 여겼다.
그렇게 다시금 고수들의 능력이 기대를 품은 채 기다렸으나...
안타깝게도 실패.
몇몇 추측이 들어왔으나 결국은 다 꽝이었고,
포인트까지 탈탈 탈어서 걸었지만, 결국은 답변 자체가 안들어 오게 되었다.
이에 난 이쯤에서 추억은 버려줘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였으나...
시간도 넘처나고,
기왕 판도 벌린 만큼, 자취방 나갈때 까지만 이라도 어떻게든 찾아 보자는 심정으로 계속해 인터넸을 뒤져 나갔다.
그 과정에서 찾게 된 키워드 vintage
고전 작품을 집중적으로 찾아주는 단어를 중심으로 계속해 돌아다녔고...
그 결과... 방빼는 시간을 약 이틀 남겨놓은 시점에서
Tig-001
(Emoto Yuki)
언제 나왔는지도 모르겠는 물건인데 결국은 어찌어찌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솔직히 영영 못찾을 줄 알았는데. 다른 곳도 아닌 Xvidoe 에서 튀어나왔다는 사실이 어이가 없더라.;
이거 찾아다니면서 많이 들어본 말이 있다.
사라진 작품은 다시 못 찾으니까 포기하라고.
잊어 버리고 신작이나 즐기라고.
하지만 이 시점에서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작품은 사라지지 않는다.
단지 찾지 못하고 있을 뿐.
오늘도 지나간 영상의 품번을 찾고 있는 사람들은 포기하지 말도록.
찾다 보면 결국은 나온다.
공감하는 마씀씀이네요